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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언론보도

  • 《연합뉴스》끔찍한 범죄악몽 '요리'로 치료해요!
  • 등록일  :  2010.12.30 조회수  :  316,358 첨부파일  :  1407280827026_1.jpg


  •   기사입력 2010-12-30 10:37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언니? 내가 만든 쿠키가 더 맛있는 것 같아!""

    앞치마에 밀가루를 잔뜩 묻힌 채 '쿠키 만들기'에 몰두하던 김모(13)양은 언니(14)에게 별모양? 하트모양으로 구운 쿠키를 자랑스럽게 내민다.


    중학생인 이들 자매는 자신들을 성폭행하던 친아버지가 올여름 구속되고 나서야 끔찍했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2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스마일센터』 2층 요리교실 *


    방학을 맞은 초등생과 중학생 여자아이 여덟명이 모인 이곳은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가 법무부의 위탁을 받아 지난 7월 문을 연 보호시설이다. 범죄 피해자들에게 상담과 심리치료ㆍ약물치료를 해주는 것은 물론 구직을 알선하고 숙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외투를 벗은 아이들은 김포대학 호텔조리과 정수경 교수의 지도에 따라 밀가루 반죽을 열심히 밀어 평평히 만들고? 각자 좋아하는 쿠키 모양을 찍어내 오븐에 굽고 나서 초콜릿으로 장식했다.


    서먹서먹한 표정으로 말 한마디 없던 아이들은 시간이 점차 지나자 ""사먹을 때는 편했는데 쿠키 만들기는 너무 어려워""? ""내가 만든 쿠키 맛있어 보이지!""? ""배고프다? 빨리 구워졌으면""이라며 몇 마디씩 주고 받았다.


    한창 호기심 많고 웃음 넘칠 나이임에도 매사에 조심조심 경계를 풀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들중 네 명은 친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하는 끔찍한 불행을 겪었다. 또 한 명은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현장에 있었으며? 다른 한 아이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낯선 남자에게 반항하다 흉기에 찔린 경험을 갖고 있었다.


    센터는 그동안 미술? 음악? 놀이치료 등 다양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해 본 결과 요리치료의 효과가 뛰어나다 보고 성인을 상대로 열 차례에 걸쳐 수업을 진행했다.


    이용우 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회장은 30일 ""피해자들은 불안감? 우울증 등 후유증을 앓는데도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라며 ""요리수업을 해보니까 피해자들끼리 대화하면서 마음을 열고 서로 의지하는 효과가 눈에 보였다""라고 말했다.


    센터는 요리치료에 참여했던 어머니들이 ""우리 딸도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요청함에 따라 미성년자를 위한 특강을 열게 됐다고 한다.


    쿠키를 만드는 내내 아이들 곁을 지키던 사회복지사 이명희씨는 ""여기 오는 아이들은 자꾸 뒤로 숨고 움츠러드는 경향이 있다""라며 ""웃음기 하나 없던 아이들이 심리치료를 받을수록 아이다워지고? `쿠키 만들기&si; 같은 특강에 참여해 어울리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씨앗과 같아서 곁에서 조금만 보듬어주고 기회를 준다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요리치료에 참여했던 이모(10)양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행복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에는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란 쪽지를 남겨 『스마일센터』 식구들을 미소 짓게 했다.


    스마일센터는 지난 다섯 달 동안 271명에게 도움을 줬으며 특히 '논현동 고시원 방화사건'과 '신정동 묻지마 살인사건'? '중화동 인질 살인사건' 등의 피해자와 가족 일곱 명을 생활관에서 지내게하고 심리치료와 범행현장 청소? 이사 등도 지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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